본문 바로가기

지역3/한승일

한승일 사회복지사의 2017년 8월 23일 이야기

 최명성(가명) 어르신 방문상담

8.22() 오후 5시경 최명성 어르신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심장 재수술 후 퇴원하여, 저를 보고싶다며 집에 와줬으면 한다는 요청이 있어 오늘 오전 10시경에 도시락 전달과 함께 방문상담을 진행하였습니다.

*한종민 사회복지사의 경우 하계휴가로 인해 함께 동행하지 못했습니다.

  

어르신의 건강은 어떠신지와 어르신이 갑작스레 입원하게 된 경위와 막내 아드님에 대한 이야기, 도시락 전달 시 불편했던 사항 그리고 어르신께서 할아버지가 보고싶다는 간절한 바람 등 1시간 동안 많은 이야기를 하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 민감한 사항이 있어 별도로 사례관리 상담일지에 자세히 작성하였습니다.

  

 


 주민만나기 - 뜻 밖의 주민(?)

명성(가명) 어르신 상담 후 세차게 비가 많이 내렸습니다. 비를 피하기 위해 등나무 벤치로 향했습니다. 벤치에는 김쿨여(가명) 어르신과 처음 뵙는 40대 여성 두 분이 계셨습니다.

  

김쿨여 어르신에게 인사를 드리니 비 오는데 왜 이리 왔노? 인사를 건네셨습니다.

  

김쿨여 어르신 옆에 앉아 계시던 40대 여성 두 분이 제가 입고 있던 복지관 조끼를 유심히 보며, 어디서 왔는지, 누구인지에 대해 제게 물어보셨습니다. 소속을 말씀드리고 여기 있는 이유를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더니 참으로 좋은 일 하시네요. 사회복지사들은 인상이 다들 좋은 것 같아요~”

  

그러시면서 순복음교회 재단에 대해 물어보시고, 재단의 역할, 복지관에서 하는 일, 사회복지사가 하는 일, 사회복지 1급인지, 재단교회에 다니는 사람만 복지관 취업되는지, 제가 매고 있던 가방(도시락)은 무엇인지 등 사회복지 관련 일에 대해 다른 사람보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알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구체적이고 많은 것들을 물어보셔서 저도 나름 이해하기 쉽게 아는 범위 내에서 안내드렸습니다.

  

그리고 왠지 제 촉상(?) 인상착의나 뉘앙스 등으로 봤을 때 여기 주민이 아니신 것 같아, 어디 사시는지 여쭈어 봤습니다. 40대 여성 분은 약간 뭉뚱그리면서

  

“......광교동에서 왔어요... 그리고 옆에 있는 사람은 이 근처 살아요...헤헤

  

뭉그적거리게 말씀하셔서 약간 이상하다 싶었습니다.

<

김쿨여 어르신도 복지관에서 하는 일, 복지관의 사업, 제가 하는 일에 대해 귀를 기울여 듣고 계셨습니다.


그러시면서 제가 매고 있던 가방을 보시며 도시락에 대해 관심을 가지셨습니다. 주변에 도시락이나 여러 복지자원을 받고 싶은 주민들이 많고, 수급자를 원하는 사람이 많지만 부양의무자가 있어서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어르신들이 많다고 합니다. 물론 어르신도 부양의무자가 있으면 무작정 정부의 도움을 받는 것은 반대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부양의무자와 단절된 경우나 부모에게 경제적 지원을 받지 못하는 사람도 많은데 그것을 객관적으로 증명할 방법이 마땅치 않아 혜택을 받지 못하는 어려운 분들도 많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40대 여성 두 분이 어르신의 말을 듣고 공감하며 동조하셨습니다.

  

어르신은 참 정의로우신 것 같아요! 대통령해도 될 것 같아요!

  

그러면서 어르신은 기초노령연금이 20만원에서 25만원으로 인상될 정책에 대해서도 이야기하셨습니다. 정말로 경제적으로 힘든 노인에게 노령연금을 주는 것은 좋으나, 어느정도 사는 노인에게 주는 것은 낭비라고 하십니다. 정부가 돈이 많으면 괜찮으나, 그렇지 못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연금을 인상하면서 주는 것은 세금도 늘어나고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 반대한다고 합니다. 물론 어르신 본인 또한 연금을 받는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합니다.

  

40대 여성분들이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서 여쭤보니, 부정수급을 하는 사람이 많다고 합니다.

  

어르신은 임대주택에 관하여도 말씀하셨습니다.

  

임대주택에 외제차가 너무 많다. 나도 그렇지만 나보다 사정이 좋지 않은 사람들이 임대 아파트에 살아야하는데 나쁜 사람들이 가짜로 서류를 만든다던지, 가짜 사람이 산다든지 허위된 것들이 너무 많다며 싹다 재조사해서 내보내야 한다 며 강하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래도 어르신은 여기 좋은 임대에서 사셔서 좋겠어요~” 라고 40대 여성분이 말씀하셨습니다.

  

그러자 김쿨여 어르신은 다소 힘없게 좋은데...내 집이 아니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어르신과 40대 여성분들의 이야기가 끝나고, 저도 궁금한 게 있어 40대 여성에게 질문을 드렸습니다.

  

광교동에서 오셨다던데 광교 어디에 살고 계신가요?

광교 2동이요...!

혹시 32단지 알고 계시나요?

그 근처 살아요!. 거기도 복지사들이 있던데..?

예 맞아요 32단지 내 도서관에서 현재 3명의 사회복지사들이 일을 하고 있어요

예 그렇더라고요. 저도 저번 주에 32단지에서 우연히 선생님이 말한 사회복지사 만나서 이야기했어요

아 그러세요?

  

나름 복지제도나 복지관 현황, 32단지에서의 사회복지사들과의 만남 등 이야기를 하니 속으로 무슨 일을 하시는 지 궁금했습니다. 공무원이신가? 복지 관련 일을 하시는 분들인가? 복지에 관심이 많은 주민인가? 교회에서 전도하러 나오신 분들인가? 등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이야기를 계속 하다 뭔가 이해가 가지 않은 대화들이 있었었습니다. 그러다 40대 여성 두 분 중 한 분이 가방에서 신문을 꺼내고 리플릿을 꺼내 저에게 보여주셨습니다.

  

리플릿에는 유월절 - 하나님의 교회가 써저 있었습니다.

그 순간 모든 정황들이 이해가 갔습니다. 그러면서 제 옆자리로 가까이 오시면서 제가 다니고 있는 교회를 물어보며, 하나님의 교회(이단)에 대해 이야기해주셨습니다. 보여준 신문에는 하나님의 교회가 영국 여왕상을 받았다는 소식을 실은 신문 내용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를 위해 좋은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는 내용 등 나름의 정당성이 내포된 글들을 홍보해주셨습니다.

  

불편했습니다. 제 옆자리에 바짝 붙어 교회와 성경(유월절, 창세기 등)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제가 말을 끊을 틈도, 말을 할 수 있는 틈도 없이 일방적으로 말을 하고 계셨습니다. 듣고는 있지만 듣지 않았습니다. 앞을 바라보니, 다른 한 분도 김쿨여 어르신에게 전도하고 있었습니다. 5분여 동안 계속 듣고 있었습니다. 지금 도망가지 않으면 좋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 같아 대화를 일방적으로 끊으며,

  

아이고 시간이...저 밥먹으러 가야해서! 라고 하며 등나무 벤치를 나왔습니다. 벤치에 앉아 계시는 어르신이 걱정되었습니다. 일단 그곳을 벗어나 점심식사 후 다시 등나무벤치에 찾아갔습니다.

  

어르신 다섯 분정도 계셨고, 그 여성분들은 계시지 않았습니다. 어르신은 저를 반겨주시며, 여자 복지사는 어디갔는지 물어보셨습니다. 어르신들에게 점심 전에 있었던 일을 말해 드리니, 함께 앉아 계시던 어르신 한 분도 다른 정자에 앉아있었는데 계속 본인에게 말을 걸어 도망나왔다고 합니다. 도망을 나왔는데 등나무 벤치까지 따라오면서 계속 말을 걸어 많이 곤란했다고 합니다.

  

함께 앉아 계시던 주민들도 여호와 증인 보다 요즘은 하나님의 교회가 더 많아진 것 같고, 여기 자주 온다고 불편한 기색을 표현하셨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다니고 있는 교회가 개척교회인데 예배 드리러 가고 싶어도 개척교회가 너무 힘들다 나머지 헌금 등을 많이 요구하는 것 같아 큰 교회로 옮겼다고 합니다.

  

주민들은 하나의 주제가 나오면 그에 대한 이야기를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서로 서로 이야기하셨습니다. 여성 어르신들을 관찰하니, 여성들은 남성과 달리 타인의 말을 공감해주고 동조해주며, 편 들어주기(?)를 잘하시는 것 같았습니다...그래서 대화가 끊임없이 이어지지 않았나 생각했습니다.

  

 

 원천동 휴먼시아 경로당 방문

오늘은 수요일이라 원천동 휴먼시아 경로당에서 노래교실이 있는 날입니다. 진행하는 시간이 맞춰 박현진 사회복지사님과 함께 방문하기로 하였습니다. 등나무 벤치를 지나는 경로임에 따라 잠시 벤치에 들렸습니다. 오후 늦게 나오는 주민들 7~8명이 계셨습니다. 또 인사를 드렸습니다. 그러자 약간의 환호(?)를 해주시면서 저희를 반겨주셨습니다. 그러자 물초롱(50) 어머니가 아이고 선생님들 이제 여기서 인기스타네~하하하 라고 기분 좋게 칭찬해주셨습니다.

  

경로당에 방문했습니다. 평소 노래 소리가 들려야하는데 조용했습니다. 안으로 들어가니, 어르신들 5~6명이 고스톱을 하고 있었고 또 다른 5~6명의 어르신들은TV를 보고 계셨습니다. 인사를 드리고 오늘 노래교실 안하나요? 여쭤보니, 노래강사님이 휴가라 금주 방학기간이라고 합니다.

  

회장님을 만났습니다. 오랜만에 뵈니, 회장님께서 여름 실습이 끝나고 선생님들은 이제 안오나 했어요~ 왜 그동안 얼굴을 안보였대~? 여름휴가와 복지관 행사 등으로 자주 못 왔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회장님께서는 저희에게

  

그동안의 뭐 진전된 것은 있어요?

아니요~ 아직 뭐 뚜렷하게 뭐 한 것은 없지만, 요즘 주민센터와 함께 일을 하려고 방향을 잡았습니다.

  

그러시면서 저희 복지관에서 하는 일과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물어보셨습니다. 그러면서 공무원들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셨습니다. 공무원들이 노인들에게 잘 해주고 있지만, 낭비가 좀 없지 않은 점이 있다고 합니다. 물론 받는 입장에서 좋지만, 필요가 없는 것에 대해 주는 것도 잘못된 것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50만원짜리 점퍼가 가끔 주민센터에서 후원이 들어오는데, 이월된 상품으로 그 가치가 시장에서 산 1~2만원짜리보다 못한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그리고 수급자 관련해서 어려운 사람이 주변이 많은데, 부양의무자 관련 어려움 점을 말씀하셨습니다. 오전 등나무 벤치에서 만난 김쿨여 어르신도 같은 말씀을 하셨습니다. 회장님은 자녀가 있지만, 자녀의 부양능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자녀가 있다고 하여 복지제도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아쉽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정부 또는 공무원을 공공의 적이라고 표현도 하셨습니다.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다고 합니다. 책상논리를 뿌리쳐야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제도 바탕으로 회장님의 자녀에 대해서 이야기해주셨습니다. 40대 아들이 있는데 대기업 차장으로 종사해 나름 잘 먹고 살고 있지만, 결혼을 못했다고 합니다. 회장님은 아들에게 왜 결혼하지 않느냐?라고 물으니, 아드님은 여자가 무섭다 라고 했다고 합니다. 회장님은 저희에게 되도록 결혼을 빨리하는 것이 좋다. 못 모를 때 해야지 나중에 나이 들면 눈이 높아져서 결혼하기 힘들어요. 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지금은 결혼하지 않는 아들의 의견을 존중한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회장님은 여자로서 결혼은 여성에 많은 문제점이 있다고 합니다. 육아에..사회생활에..그리고 무엇보다 시부모 모시는 것에 대한 어려움이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요즘 젊은 사람들이 결혼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공감을 하신다고 합니다. 지금 아들은 혼자 잘 살고, 사고 싶은 것 사고 취미생활도 해서 만족스럽게 살고 있다고 합니다.

  

회장님과 이야기하던 중 고스톱을 치는 곳에서 인사가 들어왔습니다. 자세히 보니, 광교노인복지관의 독거노인돌봄 선생님이 함께 어르신들과 놀이를 즐기고 계셨습니다. 계신지 몰라 늦게 인사를 드려 죄송하다고 말씀을 전했습니다. 독거노인돌봄 선생님은 경로당을 담당하는 것이 아닌, 원천동을 절반 나눠 독거노인이 계시는 분의 집에 찾아가 안부를 묻는 역할을 하신다고 합니다. 경로당에 있는 이유는 독거노인을 관리(?)하는 어르신들이 휴먼시아 경로당에서 자주 시간을 보내고 있어 방문한다고 합니다. 그 외 나머지 분들은 집에 찾아가 안부를 확인한다고 합니다. 오후 4시가 되자, 독거노인돌봄 선생님은 퇴근을 해야한다고 저희와 함께 경로당 어르신들에게 인사를 드린 후 나왔습니다. 가는 길에 독거노인돌봄 선생님과 공통의 주제(복지관, 복지사, 재단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헤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