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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3/한승일

한승일 사회복지사의 2017년 8월 16일 이야기

■ 오랜만에 인사 드리기


복지관 대청소와 더불어 여름 휴가를 다녀오니 어느덧 약 2주라는 시간이 지났습니다. 오랜만에 원천 휴먼시아 아파트 주민 분들을 만나려 하니 설렘이 있기도 하였지만, 작은 두려움도 있었습니다. 매일 익숙하게 했던 인사가 시간이 지나니 낯설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복지관을 떠나기 전 박현진 사회복지사와 오늘 할 계획을 논의하였습니다. 박현진 사회복지사도 여러 가지 일로 인해 주민들을 만나지 못했기에 오늘은 다시 처음 했던 과정처럼 ‘인사 드리기’로 시작하자고 하였습니다.

 

등나무 벤치가 가니 여전히 어르신들이 주민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요즘은 추워서 벤치에  올 때는 긴팔 상의를 챙겨야 한다는 당부와 주민들이 자주 가는 ‘대박집’이라는 야채가게에 대해서 하나같이 모두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오늘은 호박잎이 싸더라고 그래서 5개 살 걸 10개를 샀지 뭐야~”

“맞아요. 저도 오늘 아침에 거기 다녀왔어요. 정말 사람 많더라고요. 가게이름 같이 정말 장사가 대박이야~”

 

예전부터 말한 ‘대박집’이 어디에 있는지 여쭤보니 삼거리 아래에 불가마 사우나 앞쪽에 있다고 합니다.

 

‘대박집’ 이야기를 시작으로 오늘은 어떤 반찬으로 밥을 먹어야할지의 고민 등 이웃 간 하는 이야기들이 많이 오고 가고 하였습니다.

 

이애자(김의료) 어르신은 어제 잠을 자던 중에 몸이 많이 좋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새벽에 급하게 병원을 찾았다고 하셨습니다. 집을 급히 나오게 됨에 따라 자택 수돗물을 잠그지 않아 걱정이 많았으나, 이웃집 이웃(농사하는 할아버지라고 함)분에게 전화를 하여,

 

“여보세요~ 아이고 제가 지금 몸이 안좋아 병원에 급히 왔는데 우리집 현관문 앞에 숨겨 놓은 열쇠 있으니 좀 들어가서 수돗물 좀 꺼줄 수 있으요?” 라고 하셨다고 합니다.

 

이애자 어르신은 자녀가 있지만 혼자살다 보니 이런 위기상황에 어려움이 많다고 합니다. 다행이 이웃이 있어 다행이라고 하셨습니다.

 

이애자 어르신의 이야기를 듣고 ‘이웃’에 대해 생각해봤습니다.

 

‘우리집에 나도 혼자살면 가족 외 이웃에게 도움을 요청할 분이 있을까?

 

아쉽지만 저는 그런 이웃이 아직 없었습니다. 이웃이 있는 것이 부러웠고, 또 한편으로 그 이웃에게 감사했습니다.

 

오늘 등나무 벤치에는 6명 정도의 주민이 계셨습니다. 이애자, 김파마 어르신을 비롯하여 처음 뵙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한 주민분은 정자에 있는 어르신과 저에게 요쿠르트를 주셨습니다. 노란 빨대에 꽂아주셨습니다.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개미가 꼬일지 몰라 다시 빈 요쿠르트 병을 회수해 가셨습니다.

 

오랜만에 방문주차증을 받기 위해 관리사무소에 들렀습니다. 가는 길에 관리사무소장님과도 만나 인사를 나눴습니다. 관리사무소 직원들은 아침부터 아파트 내 보수 작업을 하고 계시며, 소장님은 쓰레기를 아파트 한 바퀴를 돌며 쓰레기를 줍고 계셨습니다. 2주전과 같이 똑같이 일어나는 일상이었습니다.

 

박현진 사회복지사와 함께 원천 휴먼시아 아파트 경로당에 찾았습니다. 오늘은 수요일인 관계로 점심식사와 더불어 노래교실을 하는 날이었습니다. 점심식사 전에 방문하여 어르신들께 오랜만에 인사를 드리니, 저희를 알아보는 어르신도 계셨으나, 잘 기억하지 못하신 분들도 있었습니다.

 

“어디서 많이 봤었는데...?

 

경로당에서 식사 도우미로 계시는 분은 저희를 반갑게 맞이해주셨습니다.

 

“이따가 2시에 노래교실 있는데 올거예요? 하하 오늘 못오면 다음에 와요! 어르신들이 좋아하시잖아요~”

 

원천 경로당을 나온 후 아주경로당에 방문하였습니다.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오늘 식사당번이신 어르신 두분만 계셨습니다. 인사를 드리니, 저희를 기억하신 것 같았습니다.

 

“아이고 반갑네~ 커피한 잔 먹고 갈래요?

“좋죠~”

“아이스~? 너무 달까봐 걱정되지만 먹어봐요~”

 

시원하고 달달한 커피를 먹으면서 어르신 두분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점심 식사를 준비하느라 일찍 와서 반찬을 조리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식재료 구입도 하시는지 여쭤뵈니, 식재료는 총무님이 구입하신다고 합니다.

 

“밥하는 사람이 식재료까지 구입하면 안돼요~ 힘들어~”

 

나름의 경로당 룰이 체계화 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가족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주셨습니다. 저희가 손주 같다고 합니다.

 

“앞으로도 커피 먹으러 자주와요!

“우와~고맙습니다. 혹시 저희가 매일 매일 커피 먹으러 들리면 싫어하시겠죠? 하하”

“매일 매일 와도 돼~ 손주 같은데 왜~ 하하”

 

마침 아주 경로당 회장님과 총무님이 오셨습니다. 정중히 인사를 드리니

 

“웬일이세요~ 하하”

“여름휴가 마치고 인사 드리러 왔어요”

“그렇군요~ 쉬다가세요”

 

회장님과 총무님은 책상에 앉아 서로 회계 관련 논의를 하고 계셨습니다.

 

아울러, 어르신 두분에게 궁금한 사항을 여쭤보았습니다.

 

“여기는 노래교실이 없나요?

“예전엔 있었는데 지금은 안해요~”

“왜 안하나요?

“글쎄요. 회장님이 어떻게 신청하는지 모르는가봐요. 우리가 알아도 안다고 말 못해요~ 회장님의 권한이니깐요~”

“노래교실 다시 하고 싶은 신 생각은 있나요?

“있죠~ 그런데 우리는 없어도 잘 놀아요~”

“어떻게 노시는데요?

“고...스톱 하하하하하하하”

 

경로당 어르신들과 짧은 인사를 드리고 경로당을 나와 등나무벤치에 다시 방문하여 주민들과 소담을 나누웠습니다.

 


 오랜만에 주민 만나기를 마치고...


약 2주만엔 방문하니, 저 또한 주민을 만나는 것이 어색하고 낯설고 조금 두려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현진 사회복지사와 함께 용기를 갖고 인사를 드리니 마음이 괜찮아졌습니다.

 

‘인사 드리기 잘했다!

 

인사를 드리니 저희를 기억해주시는 분들도 있었지만, 평소에 자주 인사를 드렸던 분들이 저희를 기억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니 느끼는 것이 많았습니다. 인사와 더불어 관계를 ‘꾸준히’ 이어가야겠다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인사는 필수, 향후 바쁜 일이 있어도 인사만은 꾸준히 하기로...

 

그리고 내일은 동복지허브화 관련하여, 원천동행정복지센터에 방문할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