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우주의보
오전에 복지관에서 일을 하고 점심먹고 원천동을 방문했습니다. 출발할 때는 비가 오지 않았지만, 등나무 벤치에 방문하니 비가 매몰차게 쏟아졌습니다. 등나무 벤치에는 6명의 어르신들이 계셨습니다.
“얼릉와~”
오늘은 저희를 맞이해주는 인사가 바뀌었습니다. 좀 더 반갑게 맞이해주셨습니다.
기쁜 나머지 박현진 사회복지사님에게 “어르신이 우리에게 ‘얼릉와~’ 하셨어요. 꺄르르”
저희가 도착하니, 거센 비바람이 불고 내렸습니다. 등나무 벤치 천장에는 비를 막을 수 있는 천장이 있지만 거센 바람으로 인해 비가 벤치 안까지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등나무 벤치에는 벤치 6개가 있는데, 비로 인해 다들 한 곳으로 모이기 시작하셨습니다. 하지만 모두 집으로 귀가하지는 않았습니다.
저희가 오기 전부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계셨습니다. 주로 살림살이에 대해서 이야기하셨습니다. 그리고 본인의 자녀에 대한 원망과 더불어 이웃집에 대한 재미있었던 일들을 나눴습니다. 6명 모두 공감이 갔는지 이야기에 경청해주며, 반응해주었습니다.
제 옆에 앉아있던 김보라 어르신이 제게 말을 건넸습니다.
“아이고~ 볼 때 마다 예쁘네~ 고와 고와~ 결혼하면 마누라가 고생 좀 하겠어~ 그렇지 않아요?”
저를 손자처럼 예뻐해 주셨습니다. 김보라 어르신은 대학생 손자와 함께 살고 있는데, 지금은 방학이라 국내 어디로 놀러가게 됨에 따라 외롭다고 하셨습니다.
거센 비가 계속 튀자, 모두 자리를 이리 저리 안전한 곳으로 옮기기 시작했습니다. 박현진 사회복지사는 우산을 뒤로 한 채 비로부터 몸을 보호하고 계셨습니다. 우산을 가지고 오지 않은 어르신은 제일 가장자리 쪽으로 이동하였습니다.
물초롱 어머니께서 제 옆자리로 오셨습니다. 오늘 벤치에서 어르신과 이야기하면서 가장 크게 웃고 가장 크게 이야기를 나눴던 분이었습니다.
“죄송하지만 어머니는 연령이 어떻게 되시는 지 말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맞춰봐요~”
“50대..이신..것 같은데...요?”
“하하하하하 그래보여요? 이제 환갑이에요!”
그러시면서 가정에 대해 이야기해주셨습니다. 물초롱 어머니는 자녀가 2명으로 36세 아들, 34세 딸이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자녀 두 명 모두 결혼하지 않아 쓸씁함이 있다고 합니다. 다행히 아들의 경우 여자친구가 있지만 아들은 결혼을 할 생각이 없다고 합니다. 이유를 물어보니, 결혼에 대한 부담감이 있다고 합니다.
물초롱 어머니를 안지 두 달 가까이 되었지만, 서로 인사만 했지 조금 진지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없어 반가웠습니다. 예전 어머니와의 인사와 더불어 오늘 이야기한 것을 들어보니 상당히 긍정적이고 강점이 많으신 어머니였습니다.
비가 쏟아져 제 안경도 계속 젖고 머리도 젖었습니다. 마치 누군가 계속 분무기로 뿌리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어르신들은 언제 이렇게 시원한 비를 맞아보겠냐며, 귀가하지 않으셨습니다. 우산을 가지고 오지 않았던 김쿨여 어르신은 비가 계속 오면, 이리저리 잘 피해서 잘 갈 수 있다고 합니다.
그 후 30분 동안 서로 이야기를 하다 비가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고, 지속적으로 비가 안 쪽으로 들어와 서로 집으로 돌아가셨습니다.
■ 소통
임시거점인 카페에서 박현진 사회복지사와 함께 앞으로 원천동 지역을 어떻게 다가갈지 회의가 아닌 서로 의견을 나누는 소통의 기회를 가졌습니다.
서로 다른 성격과 성향에 대해 표현하고 그것을 어떻게 협력하고 서로 도와줄 부분이 있는지, 개인적인 어려움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주민만나기가 약간의 정체가 있는 것 같아,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크게 동복지허브화에 집중하고자 하나, 저희만의 의견이 아닌 주민센터의 의견도 중요하교 협조도 중요했습니다. 일단, 다음주 화요일에 진행될 통합사례회의에 대해 어떻게 준비할지 의견을 나눴습니다.
만약에 사례가 들어왔을 때, 동 사례관리인지, 복지관 사례관리인지 구분할 방법과 복지관 내에서 어떻게 소통할 것인지, 복지관에서 사례관리할 시 본의 아니게 사례를 연계해줘야하는데, 연계가 빈번할 시 주민센터에서 우리의 역할에 생각하는 입장(원천동 광교 사회복지사들은 중개자인가? 사례관리자인가?), 사례관리팀의 정체성의 위협(?) 등 여러 가지 조심스러운 부분에 대해 고민하고 서로의 의견을 나눴습니다.
복지관 기존 사례관리 당사자인 최명성(가명) 어르신 사례를 복지관에서 해야할지, 어르신의 관계와 접근성, 집중성 등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어느 담당자가 맡아서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지 등 많은 부분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박현진 사회복지사는 사례관리를 해보지 않았지만, 사례관리가 하고 싶다고 합니다. 이를 통해 다음주부터 주민만나기시 전략적 접근을 통해 위기사례, 공공복지자원을 받고 있지 못하는 당사자 발굴을 해보기로 하였습니다. 물론 그것이 너무 지나치게 티 안나게 말입니다.
그리고 사례관리팀 김상은 팀장, 한종민 사회복지사와 함께 최명성 어르신 사례와 원천동 통합사례회의에 대해 이야기하고 담당자가 어디까지 당사자를 위해 서로 지원할 수 있는지, 전적으로 개입하거나 협력할 부분이 무엇인지 등 아직 뚜렷이 결정되지 않은 애매모호함에 대해 깊게 논의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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