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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3/박현진

박현진 사회복지사의 2017년 7월 3일 이야기

   주말 내내 이어진 호우로 인해 B동 첫날부터 비로 젖을까 걱정하며 집을 나섰지만, 다행인지 많이 내리지 않아 보다 가벼워진 마음으로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오전에는 지난주 실습생들끼리 B아파트 곳곳의 모습과 분위기를 보고 느낀 것을 알려줬던 내용들을 함께 되새겨보면서 단지 안을 돌아다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B아파트 단지에서는 실습생들과 갔던 지난 주에도, 오늘도 벤치나 정자에 앉아 담소를 나누는 주민들을 볼 수 있었고, 주차장 곳곳마다 고임돌 사용 후 제자리에라는 말과 함께 놓아 둔 모습을 보고 개인의 불편함을 공통의 문제로 이끌어 내어 함께 해결하고자 하는 동네인가?’에 대한 첫인상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래 방치된 자전거에 대한 문제를 논의한 입주자대표회의 자료가 붙어있는 관리사무소 게시판을 보면서 오래된 아파트여서 상재적으로 동네 문제나 개선의지가 적을 수도 있겠다’고 무의식적으로 생각했던 제 자신을 반성하고 이 곳 또한 주민들의 역량이 큰 동네라는 기대감이 더 커졌습니다.

 

   동네 주변에는 B동 마을 정원 만들기 사업이라는 푯말과 함께 자그마한 쉼터가 있었지만 잡초가 무성하고 관리가 잘 되지 않고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주변을 돌아다녔을 때 집 앞 또는 도로가에 의자만 두고 앉아계시는 어르신들을 볼 수 있었는데, 어쩌면 그 쉼터를 지역주민과 함께 가꾸어 쉼터의 기능을 다시 살리는 것이 가장 빠르게 할 수 있는 마을만들기 사업 중 하나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동료와 실습생과 함께 나누기도 했습니다.

 

   저희 B동 담당자들의 임시 거점은 B아파트 바로 앞에 있는 커피다움이라는 개인 카페입니다. ‘커피다움은 공부를 하러오는 분들도 많았지만, 담소를 나누기 위해 찾는 동네 주민도 많았고 그중에는 단골손님인지 카페 사장님과 친하게 인사를 나누는 주민도 있었습니다. ‘커피다움을 제일 먼저 임시 거점으로 선택한 이유 또한 지역주민이 함께 이용하는 공간이라는 점입니다. 대학가에 있는 대형 프렌차이즈 보다 주택가에 위치한 카페로 아늑한 분위기로 더욱 친근하게 주민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 될 것 고, 카페 사장님 또한 지역주민으로서 마을의 이야기를 전해들을 수도 있고 둘레사람이 되어주시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으로 임시거점이 되었습니다.

  

   B동 아웃리치를 처음 시작하면서 가장 고민이 되는 것은 어떻게 다가갈까였습니다. 계속해서 지역주민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보면서 어쩌면 자신들과는 상관없는 광교종합사회복지관의 사회복지사가 어떻게 다가가야 불편한 사람이 되지 않을까 하는 고민이 있었습니다. 

  저는B동에 사는 주민들에게 불편한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라는 일차적인 목표가 있습니다. 그 삶속에 녹아들어 자연스러운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저는 그 답이 복지요결에서 설명하는 사회사업의 기본, ‘인사하고 묻고 의논하고 감사하기라고 생각합니다.

 

​  그동안의 조직사업 경험을 미루어 볼 때, 묻고 의논하기는 조직사업 특성상 당연하게 동반되는 활동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 속에인사하기가 부족했기 때문에 그동안 더 많은 지역주민과 함께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친해진 분들과의 관계 속에서만 빠져있던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B동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만큼, 지역주민에게 자연스럽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어쩌면 목적 없는 인사를 시작으로 얼굴을 익히는 것 먼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내일은 최대한 많은 분들과 인사를 나누고, 벤치에 앉아 담소를 나누는 지역주민들 사이에 살짝 끼어볼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주민간의 관계 속에, 주민들의 삶 속에 사회복지사로서 자연스럽게 끼어들 수 있도록 말 한마디 한마디와 행동에 주의하며 조금씩 다가가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