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 특별한 밥모임
32단지에 도착하자마자 각자 챙겨온 밥을 꺼냈습니다. 밥모임을 하기 위해서는 각자 자신의 먹거리를 준비해 와야 합니다. 먼저 오신 어머님은 별로 챙겨온 것이 없다고 말씀하셨지만, 막상 꺼내어 보니 직접 따온 상추와 고추, 볶은 고기, 밑반찬 등 여럿이 먹고도 남을 많은 양의 음식을 챙겨오셨습니다. 이후 어르신 두 분이 더 오셨는데 한분은 찹쌀밥을 가져오셔서 복지관 직원과 실습생분들께 다 나누어주셨습니다. 저는 햇반과 볶음김치 뿐이었는데 밥모임을 하는 어르신 세분과 실습생, 직원이 모두 모이자 반찬 수를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양이 모였습니다. 어르신들과 같이 밥을 먹으며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어르신은 제 앞에 계셨던 제일 먼저 오신 어머님이었습니다. 어머님께서는 예전부터 봉사활동도 많이 하고, 사람들과 관계 맺기를 좋아해서 활동도 많이 하셨다고 합니다. 32단지에서도 많은 활동을 추진하였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활성화 되지 않아서 안타까웠다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또한 어르신들도 많이 알고 계시고 32단지 내 발이 넓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어머님께 주민들도 소개해 달라고 이야기를 했고, 어머님께서는 5시~7시 사이에 11동 정자에 가면 많은 주민분들이 계시다고 하셨습니다. 다음주에는 11동 정자앞에 방문해야겠습니다. 그리고 어르신들께서 서로 밥모임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것을 보았는데, 정확히 우리가 원하는 취지를 알고 계셨습니다. 심지어 새로 오신 분께 설명도 먼저 해주셨습니다. 어머님이 친구분께 설명하면서 같이 잘 해보자는 모습을 보니 직원이 나서서 설명하는 것 보다는 참여자가 다른 이웃에게 스스로 설명해 주면서 같이 모임을 크게 활성화 시키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식사 후에는 서로 편해진 마음으로 대화하는 모습을 보며 같이 밥한끼 먹는 것이 얼마나 의미있는 일인지 느끼게 되었습니다.
◎ 주민만나기
인사캠페인에 앞서 지역주민이 가지고 있는 인식조사를 실시했습니다. 32단지를 돌아다니며 참 다니는 사람도 없고, 조용하다 라는 생각을 했었던 것과 달리 주민들은 서로 많이 교류하고 있고, 긍정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아이를 가진 부모끼리 항상 모여 있고, 같은 동에 사는 어르신끼리 정자에 모여 대화를 하고, 자세히 보면 32단지 내에서도 서로 소통하고 관계하고 있는 주민들이 많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웃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보니, 앞으로 좋은 결과가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듭니다.
인식조사를 하며 따로 주민만나기를 했는데요. 동에서 나와 이웃과 함께 대화를 하는 어르신 사이에 잠깐 끼어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휠체어가 움직이지 않아 힘을 쓰고 계시는 어르신을 돕기도 하고, 경로당에 방문하여 어르신과 대화하며 밥모임 이야기도 길게 나누었습니다. 대화를 하진 못했지만 지역주민들과 인사도 많이 나누었습니다. 며칠 지나지 않았지만 이 모든 일들이 조금은 자연스럽게 지나갔습니다. 분리수거날이 별도로 없다고 하셨는데, 오늘은 왜인지 분리수거 하는 주민들도 많이 마주쳤습니다. 옆에 가서 말을 거니 조금은 의아해 하셨습니다. 복지관에서 주민들과 대화하면서 조금 더 행복한 마을 만들기 위해서 왔다고 설명 드리니 웃으시며, 제가 하는 일에 대해 궁금해 하시는 눈빛을 보내십니다. 사는게 바쁘다 보니 이웃과 관계하기 어렵다는 어머님께 이렇게 인사하는 것부터 시작하면 좋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고, 다음에 보면 더 깊은 대화를 나누기로 했습니다.
이 외에는 글샘도서관에 들어가서 32단지 총무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총무님은 도서관 활성화에 관심이 많으신 것 같았습니다. 영상을 촬영해서 홍보를 해줄 수 있는지, 좀 더 다양한 프로그램을 해줄 수 있는지 등 현재 가지고 있는 고민들을 이야기 해주시며 부탁을 하셨습니다. 도서관 활성화를 위해서만 힘을 쏟다보면 우리가 하고자 하는 것에서 멀어지는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민해야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도서관에서 오랜만에 아주 반가운 얼굴을 뵙게 되었습니다. 도시락 서비스를 받는 아버님의 배우자이신데, 저를 먼저 알아보시고 반갑게 인사해 주셨습니다. 오랜만에(?) 먼저 인사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인사를 받으니 참 반가웠습니다...
여기 어쩐일로 왔냐는 말에 취지를 말씀드리고, 길게 대화를 나누고 싶었으나 당직으로 인하여 복지관에 귀가하였습니다. 어머님은 종종 도서관에 오신다고 하니 다음주 중에 함께 이야기 나누어 보고 싶습니다. 오늘은 길게 이야기 나누기 보다는 짧게 많은 주민을 만난 것 같네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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