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지난 번 미용실 동행 이후 추석을 맞이해 따뜻한 선물을 해드리기 위해 어르신과 함께 요양원 동행서비스를 진행했습니다.
기존 ㅊ어르신의 배우자 ㅈ어르신(남편)과 함께 동거하였으나, 치매와 돌봄에 어려움이 있어 정희택 어르신이 서울 효심요양원에 입소하였습니다. 처음 헤어질 때도 할아버지를 입소시키지 않으려고 고민하고 또 고민했지만, ㅊ어르신 건강상태와 돌봄을 지속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어렵게 결정을 내린 상태였습니다. 그 후 3~4개월 동안 배우자와 전화 통화 한 번 밖에 하지 못했고, 다가올 추석을 맞아 면회계획이 있는지 여쭤보았으나, 가족이 정희택 어르신을 만나고 싶어하는 마음이 없고, ㅊ어르신 홀로 방문할 수 없는 상황으로 추석맞이 면회를 계획하였습니다.
어르신과 일정을 잡고 자택에 방문하였습니다. 오늘 서울 효심요양원(서울시 강북구 수유동)으로 향하기 위해서 입니다. 어르신은 할아버지 짐가방(옷, 약, 서류) 3~4개를 무겁게 준비해놓았습니다. 어르신은 어제 잠을 한 숨도 자지 못했다고 합니다. 이유를 여쭤보니, 설렘도 있었고 너무 보고 싶었던 할아버지라 그런지 할아버지가 너무 불쌍해 잠을 잘 수 없었다고 합니다. 잠을 자지 못해 컨디션이 걱정되었지만, 오늘 기분은 하늘을 날아갈 것 같이 기쁘다고 하셨습니다. 평일 오전 어르신을 모시고 이동 중에 어르신은 한동안 아무 말 없이 생각에 잠겼습니다. 가는 길도 막히고 힘들어하실 것 같아, 여러 가지 말들을 건냈습니다. 어르신은 과거의 살았던 이야기와 변화된 잠실을 보면서 많은 것들을 이야기해주셨습니다. 생각보다 길이 막혀 약 2시간 만에 요양원에 도착하였습니다.
요양원에 도착해서 원장님을 만나 뵙고 제가 먼저 할아버지를 만났습니다. “안녕하세요. 어르신~ 저 기억하세요?” 여쭤보니, 저를 알아보지 못하셨습니다. 그런데 ㅊ어르신이 오시니 정말 말도 안되게 ‘방끗’ 웃으셨습니다. 두 분이서 재회하고 바로 서로 눈물을 흘리셨고, 할아버지는 많이 울음을 터트렸습니다. 할아버지 또한 ㅊ어르신이 너무 보고 싶었던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두 분이서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자리를 비켜드렸습니다. 오전10시에 출발해 도착시간이 12시쯤이라 어르신이 시장하실 것 같아 어르신께서 나오시면서 점심먹으러 가자고 하셨습니다. 어르신은 오늘 너무 고맙고 기분이 좋다며, 거창은 음식은 아니지만 마음을 담은 점심을 대접해주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할아버지와 함께 식사를 갔으면 좋았겠지만, 이미 식사를 한 상태로 어르신과 박현진 사회복지사와 함께 외부 식당에 방문했습니다. 어르신은 밥맛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할아버지가 너무 불쌍하다며, 밥이 안 넘어간다고 하셨습니다. 그래도 식사를 해야 힘이 나기에 어르신을 격려해드리고 함께 갈비탕을 먹었습니다. 식사를 마치니 약 2시가 조금 넘었습니다. 할아버지와 다시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 조금 있어서 다시 요양원에 방문해 할아버지를 만났습니다. ㅊ어르신이 다시 방문하니 할아버지는 벌떡 일어나면서 방긋 웃으셨습니다. 그러면서 ㅊ어르신의 손을 꼭 잡으며 쓰담 쓰담하였습니다. ㅊ어르신도 이 모습을 보라며, 기뻐하셨습니다. 어르신들 간 만남을 가진 후 무사히 원천동 자택으로 모셔다 드렸습니다.
끝으로, ㅊ어르신과 ㅈ어르신(남편)은 결혼(재혼)은 하였지만, 자녀들의 반대로 법적 혼인신고를 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ㅈ어르신 명의로 되어있는 각종 공공급여가 요양원으로 들어가 있고, 법적으로 서로 남이기에 서류 또한 준비해야할 것이 많았습니다. 다행히 추석을 맞아 어르신의 바람을 들어드리고, 증빙서류 작업을 원활하게 할 수 있었습니다.
요양원에 함께 계획하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시간과 거리, 안전 및 건강문제, 의존성 등 어려 우려가 많았지만, 저의 작은 실천이 어르신의 가장 큰 바람을 들어드리는 것이 아닌지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추석기간 가족과 함께 있어야할 명절에 반 평생 함께 있던 할아버지가 계시지 않아 고독감이 높아질 것 같았습니다.가는 길은 힘들었지만, 할아버지와 ㅊ어르신의 재회할 때 표정과 어르신이 저희에게 표현한 감사함을 바탕으로 보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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