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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3/박현진

박현진 사회복지사의 2017년 7월 26일 이야기

   등나무 벤치에 앉아있는데 교회 어르신과 함께 은행을 들렀다 오셨다는 임순 어르신이 저를 보고는 사회복지사?하시고는 먼저 말을 건네며 다가오셨습니다. 어르신은 그동안 만나 뵈었던 다른 어르신들처럼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 궁금해 하셨습니다. 차례차례 설명해드렸습니다.


이렇게 주민들 만나면서 관계도 쌓고, 또 혹시 어려움이 있으시면 같이 고민하면서 노력하는 일을 해보려고 왔어요.


   지난번 만들어 놓은 원천동에서의 사회복지사업 소개 자료가 있었음에도, 막상 또 말로 설명을 드리려 할 때 서툰 제 모습을 보곤 아직 내제화가 되지 않은 건 아닐까 하는 고민도 들었습니다. 순 어르신은 본인이 어떠한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에 관해 물어보셨습니다. 복지관에서는 무료급식지원과 경제지원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씀드리면서, 원천동에서는 딱 복지관에서 정해진 지원만 해드리기보다 어려움이나 도움을 받았으면 하는 부분을 말씀해주신다면 저희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정보를 제공해드릴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에 임순 어르신은 가스밸브자동차단기에 대해 말을 꺼내셨습니다. 보통 어르신 가정에 많이 설치하고 있는 것으로 사용 안 한 지 일정 시간이 지나면 가스밸브가 자동으로 차단되는 것입니다. 그게 왜 필요하신지를 먼저 여쭈어보며 어르신을 알아가는 과정을 거쳤어야 했지만, 막상 저는 그 순간에 그저 ! 알아봐 드릴게요!라고 밖에 하지 못했습니다. 흡사 초기 면접지를 작성하기 위한 것처럼 질문하며 대화를 이어가야 하는 게 맞는 것 같은 데 그러기 어려웠습니다. 첫 만남인데 너무 일일이 캐묻는다고 느끼실까 봐 조심스러웠고, 어떻게 물어보아야 할지도 처음이라 그런지 저에겐 어색한 활동이었습니다.


   가정 먼저 동료 사회복지사들에게 물어보았습니다. 가스밸브자동차단기 설치를 원한다고 말씀하신 어르신을 만나보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 저 스스로 판단하기 어려웠습니다. 순 어르신을 사례관리 당사자로 보아야 하는지 확신이 안 섰기 때문입니다. 사회복지사라면 당연히 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경험이 부족한 저에게는 너무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동료 사회복지사들의 이야기를 종합해본 결과, 우선은 필요로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아보고서 사례관리가 필요한지를 정할 수 있겠다 하였고 이후에는 직접 설치할 때 드는 비용부터 주변에서 자원을 찾아 어르신께 알려드리면 좋겠다는 의견이었습니다.


   처음부터 잘했더라면 이렇게 돌아갈 필요 없었을 겁니다. 우선은 직접 구매해서 설치해보실 수 있도록 알려드리면서, 혹시 그게 어렵다면 임순 어르신을 좀 더 이해해가며 다른 방법을 함께 찾아봐야겠습니다. 오늘도 이렇게 하나 배웠습니다. 사실 아직도 이렇게 하는 게 잘하는 일인지 자신은 없지만, 어르신께 알아봐 드리겠다고 약속한 것은 지키는 사회복지사가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