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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3/한승일

한승일 사회복지사의 2017년 10월 13일 이야기

 킥보드 타고 도시락 전달

오랜만에 트렁크에 보관되어 있던 킥보드를 꺼내 도시락 배달하였습니다. 차로 가도 되지만, 날씨도 좋았고 복지관 조끼를 입고 가방을 착용하면 주민들에게 우리가 하는 일들이 간접홍보가 될 것 같아 킥보드를 탔습니다. 길을 지나가던 주민들도 저를 신기하게 쳐다보시고, 평소 인사를 드렸던 어르신들도 어디 가는지 물어보셨습니다.

 

도시락 배달 가요!

하하하 좋은 일하네요. 잘 다녀와요!

 

오랜만에 타서 그런지 힘들었지만, 제 마음은 기뻤습니다. 기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오늘 경로당에서 식사초대가 기다려졌기 때문입니다.

 

 원천 휴먼시아 경로당 점심식사 초대

어제 경로당 회장님의 식사 초대로 오늘 박현진 사회복지사와 함께 경로당에 방문했습니다. 도시락 배달이 예상보다 빨리 끝났습니다. 초대 받은 시간은 12시이나, 11시 즈음 마치게 되어 박현진 사회복지사와 함께 남은 시간에 동네를 한 바퀴 걷다가 경로당 앞에 있는 정자에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11 40분 즈음 경로당에서 회장님이 나오셔서 저희에게 들어오라고 하셨습니다.

 

왜 추운데 거기 있어요. 일찍 왔으면 들어오지!!

 

알고 보니, 경로당에 중간에 들어가신 어르신이 저희를 보고 경로당 회장님한테 말했다고 합니다. 저희를 본 어르신이 저희를 직접 부를 수 없었다고 해서 회장님한테 전달했다고 합니다.

 

내가 총각하고 처녀를 부르고 싶어도 경로당 규칙이 있고 회장님 허락이 있어야 들어올 수 있어서 내가 직접 부를 수 없어 그냥 회장님한테 귀뜸을 줬지! 하하


경로당에 인사를 드리고 방문하니, 어르신들이 환대하게 반겨주셨습니다.

 

다들 정해진 식사당번이 있는지, 어떤 어르신은 밥을 푸고, 국을 담고, 반찬을 올려놓고, 책상을 피고, 물을 떠오고 했습니다. 고령의 어르신들도 있었지만, 모두 다 함께 역할에 맞춰 식사를 준비했습니다.

 

도와드릴 일 있을까요?

손님이니깐 여기 앉아요! 하하

 

그래도 도와드릴 일이 있을까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면서 도와드릴게요! 라고 말을 건넸습니다.

 

농담 삼아 어르신이 그럼 설거지나 하고 가요! 하하

 

회장님과 함께 한 테이블에서 밥을 먹기 위해 앉았습니다. 오늘의 메뉴는 상추와 된장, 오이무침, 파김치 등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로 차려져있었습니다.

 

차린 건 없지만 많이 먹어요. 반찬이 없어서 어떡해요...

아이고 반찬이 없긴요! 너무 많아요. 오늘 복 터졌네요 하하

부담 없이, 엄마가 해준 것처럼 편하게 먹어요. 불편해 하지 말아요. 하하


 

오순도순 어르신들과 함께 식사를 마치고 함께 정리정돈을 하였습니다. 모두 다 역할대로 일사천리 빠르게 정리정돈이 되었습니다.

 

회장님과 밥을 먹던 중에 오늘 새벽 아파트에 살고 있던 어르신 한 분이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고 합니다. 인품이 좋고 봉사정신이 좋았던 분이라 다들 애도하며, 장례식장에 갈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몇몇 어르신들이 가까운 아주대학교 장례식장이지만 가장 끝 쪽에 있어 걸어가는 게 문제라고 합니다. 그때 경로당 회장님께서 조심스럽게 저희에게 말을 건넸습니다.

 

어제 한 선생님이 저 태워줘서 고마웠어요 덕분에 편하게 왔지 뭐예요. 오늘도 혹시... 부탁을...

모셔다 드릴게요. 제 차에 다 태워드릴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3...? 타도 될까요? 호호호호호호호호호

 

급히 차를 빼기 위해 나가는 길에 물초롱 어머니와 부녀회장님을 만났습니다.

물초롱 어머니께서는 저희가 경로당에 있던 것을 보았다고 합니다.

 

(경로당과 부녀회와의 관계가 아직 좋지 않음에 따라 조심스럽게, 오해하지 않게 처신해야하는 상황)

 

경로당 회장님의 식사초대로 대접을 받았다고 잘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지금 어르신들 장례식장 모셔다 드린다고 말씀드리고 인사를 드렸습니다. 그리고 부녀회장님에게 따로 할 얘기가 있어 전화 드리겠다고 인사드렸습니다.

 

박현진 사회복지사와 함께 어르신들을 모시고 아주대 장례식장에 오는 길에 회장님을 포함한 어르신들이 고맙다고 하셨습니다. 덕분에 편하게 왔다고 다음에 또 보자고 하셨습니다.

 

부담 없이 와요. 미리 연락은 해주시고요~”

 

오늘 어르신들의 환대로 즐거운 식사를 할 수 있었고, 더 슬로우 베이커리에서 후원해주신 빵을 전달했습니다. 회장님께서 뭘 또 이런 걸 가져 왔어요~하하. 우리 어르신들과 잘 먹을게요! 웃음 띄운 회장님 얼굴을 보니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경로당 내 고령인 어르신이 장수사진을 찍고 싶은데 걸어서 갈 수 없는 상황으로 못하고 계시다고 이야기 들어 동행에 대해서 설명 드렸습니다.

 


 부녀회장님과 만남  아나바다 벼룩시장

어르신들을 모셔다 드리고 급히 원천 휴먼시아 아파트로 향했습니다. 급히 간 이유는 혹시나 경로당과의 관계를 오해하실 것 같아서였고, 벼룩시장 관련해서 문의드릴 일이 있어서였습니다. 다행히 부녀회장님과 물초롱 어머니는 경로당 앞 정자에 앉아 계셨습니다. 인사를 드린 후 경로당에서 초대 받았던 일들을 잘 설명드렸습니다. 부녀회장님께서는 어제 부녀회 총무님과 함께 꽃을 심었다고 합니다. 주변 주민 도움으로 항아리를 얻어 예쁘게 조경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따복지원사업 경로당 리모델링 건 취소 관련하여 아쉬움을 토로하셨습니다. 주민들 공간으로 함께 하고 싶었는데 서로 이해관계가 맞지 않아 무산된, 그리고 그 많은 시간동안 쏟아 부은 에너지들이 아쉽다고 하셨습니다. 당시 도의원도 이러한 상황에 안타까움을 전했다고 합니다. 서로 소통이 되지 않아 발생한 일들이 안타까웠습니다.


벼룩시장에 대해서 물어보았습니다. 예전에는 자주 했었는데 말들이 많아서 안하기로 다짐했지만, 젊은 어머니들의 잦은 요청으로 이번에 벼룩시장을 열기로 하였다고 합니다. 취지는 남은 물건을 서로 교환하고 어린 아이들도 벼룩시장에 대해 재미를 붙여주기 위해서 였다고 합니다. 모든 물건은 정말 저렴하게(500, 1,000) 하기로 하였고 주민이 가져온 물품 수입은 직접 판매한 주민이 가져간다고 합니다. 하지만 큰 이익이 아닌 재미있게 하기 위한 취지답게 많은 이윤이 생기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부녀회에서는 먹거리를 준비하는데 오히려 부녀회장님은 자기 돈을 더 써서 주민들과 함께 하고자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부녀회장님은 이런 취지를 모르는 주민들은 부녀회에서 돈 벌려고 한다 라는 뒷말들이 오고 가고 해서 걱정이라고 합니다. 나름 투명하기 위해 아파트 게시판이나 엘리베이터 안에 벼룩시장 수입 건에 대해서 공지를 하나, 공지를 보지 않은 사람들이 뒷말을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현재 경로당과의 사이가 좋지 않아 경로당에서도 탐탁지 않게 벼룩시장을 바라보고 있다고 합니다. 예전 사이가 좋았을 때는 서로 먹거리를 전달하거나 경로당의 도움을 받았지만 지금은 그렇지 못해 아쉬움을 토로하셨습니다.

 

벼룩시장 때 저희가 도와드릴 일이 없을까요? 제안하니, 와주면 좋다고 하셨습니다. 먹거리할 때 재료를 이동해야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을 도와주면 좋다고 하셨습니다. 그러자 옆에 있던 물초롱 어머니가 그런거 시키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시간될 때 참여해 먹거리 사먹거나 물건 좀 사겠다고 하였습니다.

 

문득, 오전에 박현진 사회복지사와 함께 생각했던 것이 있었습니다.

어제 복지관으로 후원 들어온 카놀라유를 저렴하게 팔 수 있을까? 어쩌면 벼룩시장이 더욱 풍성하게 진행될 수 도 있을텐데...

 

하지만 원천 휴먼시아 벼룩시장은 외부업체 참여 없이 오로지 거주 주민만 참여할 수 있는 행사였기에 고민이었습니다.

 

그래도 혹시나 부녀회장님에게 제안을 건넸습니다. 부녀회장님은 곰곰이 생각하시면서 좋은 취지로, 하는 거니깐 괜찮다고 하셨습니다. 물론 부녀회 총무와도 상의를 해야해서 지금 전화연락해보겠다고 하셨습니다. 총무님과 전화통화 후 벼룩시장에 참여하기로 하였습니다. 하지만 부녀회의 지금 상황상 여러 이해관계가 있기에 요란하지 않게, 소박하게 벼룩시장에 참여를 해달라고 요청하셨습니다. 주민들만 하는 행사에 외부기관이 들어오는 게 달갑지 않은 주민들도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부녀회장님은 저희와 경로당과의 관계를 생각하여 소박하게 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수입구조에 대해서도 여쭤보았습니다. 복지관에서 후원물품을 판매해 이윤이 주민에게 돌아가는 것이 아닌, 복지관 사업에 쓰이는 만큼 몇몇 주민들이 복지관 이윤 획득에 대해 불편해 하실 수 있지 않을까 였습니다.

 

부녀회장님은 복지관에서 하는 후원사업은 좋은 일에 쓰여지는 것을 알고 있기에 해도 좋을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부녀회에서 주최하지만 주최하는 우리에게 이윤 몇 퍼센트를 주지 않아도 된다고 하셨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뒷말이 많아질 거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10 21일 토요일 조촐하게 돗자리 하나와 복지관 로고 판(a4 사이즈), 후원금 사용예정 내용, 카놀라유 유통기한 안내만 준비하고 참여하기로 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주민 만나기를 마치고 임시거점인 카페다움에서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습니다.

원천 주공 아파트 경비원인데요. 방문 주차증이 없어서 전화 드렸어요. 원래 바로 딱지 붙이는데, 유리창 앞면에 있는 명함보고 사회복지관에서 온 것 같아 전화드렸어요. 무슨 일로 왔는지, 언제까지 있을 예정인지 물어보셨습니다.

저도 역할이 있어서 지난 방문 주차증도 딱지를 붙여야 하거든요. 그래서 그런데 관리사무소가서 방문증 받으셔야 할 것 같아요. 하하 좋은 일하시네요

 

별 내용 없는 전화이지만 감사했습니다. 사회복지관에서 왔기에 배려받았다는 느낌말입니다. 관리사무소에 가서 방문증을 받기 위해 방문했습니다. 방문증을 끊어 주시는 경비 아저씨께서도 좋을 일한다고 칭찬해주셨습니다.

 

사회복지사라면 어려운 어르신들 도와드리는 일을 하는거군요. 얼마 전 아침마다 도시락배달하는 거 본거 같은데 하하

네 저희예요! 오늘은 경로당에서 식사도 하고 부녀회장님도 만났어요~”

보기 좋네요. 우리나라가 더 살기 좋아졌으면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