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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2/안재현

안재현 선임사회복지사의 2017년 7월 14일 이야기

오늘은 ‘밥모임’이 있는 날입니다. 그리고 62단지 경로당 회장님의 점심초대를 받은 날입니다. 경로당 점심초대는 특별한 일이여서 그곳에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습니다. 하지만 밥모임 담당자이기도 하고 이번 주에 오고가다 만난 김O순 어머님이 다른 주민들을 초청했다고 하셔서 기대가 되기도 하여, 밥모임에 참여하기로 했습니다.(고민할 여지가 없었던 일이긴 하지만,,)


 20분 일찍 11시 40분에 이O우 어머님이 도착하셨습니다. 모임을 기대하고 일찍 오셔서 너무 고마웠습니다.광교2동 주민센터 옆에 있는 새마을문고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정O순 어머님이 다른 주민 분을 한 분 더 모셔왔습니다. 지난주에 정O순 어머님의 연락처를 받았지만 번호를 잘못 저장하였습니다. 문자를 보냈지만, 답장이 안와 전화를 드렸더니 다른 분이 받으셨습니다. 깜짝 놀라 이O우 어머님께 연락드려 밥모임 참석을 부탁드렸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말씀드리고 죄송하다 이야기 하였습니다. 정O순 어머님께서 혼자 사시는 어르신을 소개해주신다고 가서 이야기 좀 나눠보라고 지난주에 말씀해주셨는데 연락이 되지 않아 찾아뵙지 못했습니다. 다시금 부탁을 드렸습니다.


 그리고 12시가 되자, 김O순 어머님이 오셨습니다. 정O순 어머님과 마찬가지로 김O순 어머님이 또 다른 이웃을 모시고 왔습니다. 모두들 자리를 잡고 준비해온 음식을 하나 둘 꺼냅니다. 이O우 어머님은 감자볶음과 잘익은 김치 그리고 쌈채소를, 김O순 어머님은 쫀득쫀득 한 찰밥과 오이소박이, 매실짱아치를 그리고 정O순 어머님은 가지밥을 해오셨습니다. 오늘 모임의 최고 인기메뉴는 가지밥이었습니다. 모두들 가지밥은 처음 먹어본다며, 어떻게 하는 것인지 궁금해 합니다. 중국에서 오신 정O순 어머님은 본인 고향음식이라며 만드는 법을 소개합니다. 밥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어져 나갔습니다. 잠시후 김O순 어머님이 새로운 분들이 계시니 서로 돌아가면서 사는 동과 이름을 소개하자고 합니다. 가지밥에 정신이 팔려 잠시 잊었는데, 김O순 어머님이 고맙게도 먼저 제안해주셨습니다. 그리고 먼저 본인 이름과 동, 호수를 이야기합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왼쪽방향으로 돌아가며 소개를 나눕니다. ‘거기 동에 나랑 친한 언니가 있는데.’, ‘그 동에는 애완견이 그렇게 많다며’ 동호수와 이름만 이야기 하는데도 대화가 계속해서 이어져나갑니다. 그리고 정O순 어머님이 지난주에 이야기 하셨던 혼자 사는 어르신에 대해 이야기를 합니다. ‘선생님이 이야기 한 대로 어르신한테 물어보니 괜찮다고 했어요. 연락처 알려 줄테니 한 번 집에 가보세요.’ 그러니 다른 어머님도 본인들이 알고 있는 동네 이야기를 해줍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시간이 금방 갑니다. 배도 부릅니다. 어느 어머님은 포트기에 물을 끓이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반찬과 밥이 오늘도 많이 남았습니다. 1인분만 싸오면 될터인데 다들 넉넉하게 싸오셔서 늘 항상 밥이 남습니다. 어느 어머님이 제안합니다. 메시지방을 하나 만들어 오늘 뭐 가져갈지 미리 이야기 하자고 합니다. 그러면 겹치는 반찬도 없고 양도 조절할 수 있어 남기는 음식도 줄어들 수 있다고 합니다. 다른 어머님도 좋다고 합니다. 반찬 남은 거 서로 나눠가져가는 재미가 아쉽긴 하지만 좋은 의견인 것 같다고 해보자고 동의합니다. 


 김O순 어머님이 정O순 어머님을, 정O순 어머님이 또 다른 어머님을 모시고 왔습니다. 김O순 어머님도 동네에 친하게 지내는 주민분을 모시고 왔습니다. 함께 모여 식사를 나누는 자리가 주민들의 초대로 더욱 풍성해집니다. 그리고 한 어머님이 자연스레 자기소개를 제안합니다. 다른 어머님은 모임을 어떻게 운영하면 좋은지 의견도 내주십니다. 동네에 혼자사시는 어르신을 사회복지사에게 소개하면 만나 뵙고 인사드리라고 소개해드립니다. 함께 모여 ‘밥’을 나누고 ‘관계’도 나눕니다. 우리 동네 사람들과 함께 하는 ‘아주 특별한 밥모임’, 동네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모임이라 더욱더 특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