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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2/안재현

안재현 선임사회복지사의 2017년 7월 28일 이야기

비가 시원하게 내리는 금요일입니다. 오늘은 글샘카페와 밥모임이 진행되는 날입니다.

 

10시 조금 안되어 도서관에 도착하여 카페운영을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밥모임 단체톡에 정O순 어머님의 불참소식이 떴습니다. 그리고 10분 후에 최O영 어머님도 불참한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O영 어머님은 정O순 어머님이 모시고 온 분이라, 아직 혼자 참여하기에는 조금은 부담스러운 것 같습니다.그래도 먼저 못 오신다고 연락주시고 고마웠습니다.

 

초등학교가 방학을 해서 그런지 오전시간에 글샘카페에 초등학생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방학숙제를 하러 왔다고는 했지만 책상에 앉아 도란도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눕니다. 글샘도서관이 우리 동네의 공동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부담 없이 찾아와 이웃을 만나서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12시가 되어 김O, O우 어머님이 오셨고 도서관에 있는 아이들과 어머님들이 자연스레 인사를 하고 이야기를 나누었고, 같이 식사를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아이들은 쑥쓰러운지 집에 밥이 있다며, 먹고 오겠다고 하고 자리를 비워줬습니다.

 

한 달 내내 함께 했던 실습선생님들도 없고, 사야 선생님도 휴가를 가, 예솔 선생님과 함께 네명이서 조촐하게 식사를 하였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중, O우 어머님께서 어젯밤 동네에 큰일이 있었다며, 조심스레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49세 된 혼자 사는 남성분이 자살을 했다고 합니다. 지인들이 몇 일전부터 연락이 계속 안 돼, 소방서에 신고를 했고, 소방서에서 출동을 해 문을 열고 들어가서 발견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러면서 한 어머님은 삶을 사는데 있어서, 자기의 삶을 책임을 질 줄 알아야 된다고 이야기 합니다. 그리고 다른 어머님은 얼마나 극한의 상황이었으면 그랬을까, 그럴수록 주변에서 반찬도 가져다주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합니다. 두 분의 이야기다 맞는 이야기입니다. 당사자의 자주성과 지역사회 공생성을 이야기 하고 계십니다.

그래서 사회복지사로서 어떻게 해야할까하고 여쭤봤습니다. 그러자 한 어머님께서 그런 상황에 계신 분을 찾기가 힘들어, 나도 일 다 터지고 나서야 알게 되었는데,,,,, 동네 안에서 오고 가는 말로만 듣지, 이런 일은 동장이나 그런 사람들도 몰라.라고 말씀하십니다.

잘 모르겠다고 하셨지만, 어머님의 말에 정답이 있는 것 같습니다. 동네 안에서 오고 가는 말을 통해 7월 한 달 동안에 동네에 대한 이런 저런 일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는 인사, 관계에 집중해서 주민 만나기를 진행해 왔는데, 앞으로 동네사람들을 만날 때는 우리가 무엇을 하기 위해 여기에 있는지 보다 명확하게 이야기하여 상황이 좋지 않은 주민들과 연결될 수 있게끔 함이 필요하겠습니다.

 

두 시간 조금 넘게 식사와 다과를 나누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밥모임을 마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