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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1/전재일

올 해 사업 평가회를 구상하면서...

해마다 반복되는 일

제가 1999년 10월 1일부터 사회복지관에서 근무를 했으니 19년이 되었네요.

지난 19년동안 10월이 되면, 빠짐없이 했던 일이 무엇일까요? 

아마 사회복지시설에서 일하고 있는 사회복지사들이 똑같이 하는 일을 경험해오고 있을 겁니다.

바로 한 해의 사업을 평가하고, 내년도 사업계획을 하는 일입니다. 

이 일을 잘해야 내년도 예산서(안)를 작성할 수 있습니다.


또 제가 부장으로서 동료 사회복지사들에게 몇 년째 비슷하게 하는 말이 "지금 이 시간을 잘 보내야, 내년을 더 행복하게 보낼 수 있어요.'입니다.


과연 그럴까요?


그럴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이 번 글에서는 올 해의 사업평가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제가 경험했던) 한 해 사업 평가의 모습


이전의 경험들을 살펴보면, 사업평가에 기대하지 않는 사회복지사들의 반응을 숱하게 접하게 됩니다. 어떻게 하든 평가시간에 제대로 된 이야기를 하기 어렵다거나, 명확한 성과가 무엇인지를 잘 모르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이런 반응들에 대해서, '그래도 기대를 가지고 하자'는 이야기를 많이 했지만, 대개의 경우에는 사회복지사들에게 만족할 만한 평가가 진행되지 못한 경험이 많습니다.


평가 내내 질책과 그로 인해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동료 사회복지사들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이렇게되다보니, 단순히 실적에 대한 평가와 평가자에게 맞춰 미리 잘 못함을 고백하는 반성문(또는 자아 비판문)과 같은 평가서가 작성되게 되고, 내년도에 대한 방향도 명확하지 않은 채 기술되기 일쑤입니다.


무엇을 평가 했을까요?


대개의 경우,

- 연간 사업계획에 의해서 한 해 사업을 평가하게 됩니다. 그렇다보니, 연초 또는 작년에 작성한 사업계획서에서 명확한 성과가 잘 제시되지 않았다면 평가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다보면, 단순히 몇 건, 실인원, 연인원, 또는 예산에 대한 평가가 중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 운영에 대한 평가를 합니다. 조직의 미션과 비전에 맞춰서 팀이 잘 운영되었는가? 중장기 계획 하에서 흐름을 잘 가지고 가고 있는가? 다른 팀과의 관계는 어떠한가? 등을 평가하게 됩니다.


어떻게 평가 했을까요?


대개의 경우, 정해진 양식에 의해서 평가를 합니다.

개인이 단위사업을 평가한 것을 가지고, 팀 단위로 취합하고, 팀장이 팀의 운영에 대한 평가를 덧붙여서 평가서를 만듭니다.


그리고 서류를 요약해서, 기관장과 부서장과 함께 테이블에 앉아서 1시간 내지 2시간 정도를 이야기합니다. (이 때 누가 이야기를 많이 하나요?)


물론,


이런 평가들이 촉진자에 의해서 잘 진행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경우에는 그저 그런 평가가 됩니다.


리더가 촉진을 잘 하는 기술을 습득하거나,

아니면 평가의 방법을 바꿔보는 노력이 필요할 겁니다.


그렇다면,


여러 동료사회복지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좀 더 의미를 담아서 평가를 하려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기관들이 있습니다. 단순히 정해진 양식의 평가서 작성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동료 사회복지사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반영하려는 시도들을 합니다.


(저도 전 직장에서 한 번은 '브레인스토밍'을 평가의 방법으로 시도했던 적이 있었는데, 당시의 기억을 되살려보면, 브레인스토밍까지는 굉장히 좋았습니다. 동료들의 살아있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이야기들이 반영되지 않자 그 의미들이 금새 상실되었습니다.)


지금 광교종합사회복지관에서도 사업평가를 위해서 여러 시도들을 해보고 있습니다.

사회복지사들이 하고 있는 사회사업 실천의 본질이 그대로 이어지는 평가가 진행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고 있습니다.


- 사업이 아닌 실천에 대한 평가로 : 단지 사업계획서의 내용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복지사로서의 역할과 노력, 성장이 잘 드러날 수 있도록 기술합니다. (*물론 목표에 대한 평가, 내용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지만 그 부분보다 그 사업 안에서 사회복지사가 가지고 있는 가치와 당사자 관점을 중점적으로 봅니다. 사업에 대한 결과에 대한 평가는 결과보고서나 실적 취합 등을 통해서도 자세하게 알 수 있으므로)

- 의견이 반영되는 평가로 : 반영조직이란 책을 읽어보면, 리더의 촉진 기술이 굉장히 중요함을 느끼게 됩니다. 직원들이 이야기할 수 있도록 묻고, 경청하는 능력과 또 그 의견들을 비판하지 않고 그대로 인정해주는 리더의 역할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즉, 정말 일선에서 실천하는 사회복지사들의 역량을 신뢰하고 지지해주는 역할을 리더가 하는 것입니다. 이런 경험을 통해서 사회복지사들이 조직의 미션에 맞게, 또 사회복지사로서 정체성을 가지고 더 잘 실천하게 됩니다.


즉, 평가회를 진행한다면 방법을 강구해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1:1'이든, '1:다'이든, '다:다'이든, 그 방법이 '워크숍' 형태이든, '발표회'이든 간에 사회복지사들이 자신의 실천을 동료들이나 상사에게 잘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도록 강구하면 좋겠습니다.


동료 사회복지사로서 인정해주는, 그들의 성장에 감사의 표현을 해주고, 또 그들의 꿈을 지지해주고 도와주는 시간으로 만든다면, 올 해의 평가를 통해서 내년에 대한 기대가 더 커지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