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3/박현진

박현진 사회복지사의 2017년 7월 20일 이야기

광교종합사회복지관 2017. 7. 21. 07:13

2단지에서 진행하는 원천동 경로당 회장님들 모임에 참석하기 전, 저희가 어떤 일을 하는지 쉽게 알려드리고자 소개 자료를 만들었습니다. 저희가 무엇을 하기 위해 원천동에 왔는지 알려드리기 위해서였습니다. 지금도 행복한 원천동에 행복을 더하기 위해 함께하는 사회복지사라고 소개했습니다. 원천동의 강점을 알아가고 마을 주민들이 이미 잘하고 계시는 일에 힘이 되어드리며 약자도 살만하고 약자도 더불어 사는 사회, 누구나 정 붙이고 살 만한 원천동을 주민과 함께 만들고자 한다고 써내려갔습니다.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방문한 원천주공2단지는 꽤 큰 아파트였습니다. 경로당도 마찬가지로 굉장히 넓고 쾌적했습니다. 아주아파트 경로당 회장님의 소개로 원천동 9곳의 경로당 회장님을 만나 뵐 수 있었습니다. 그 중에는 어제 만나 뵌 원천휴먼시아 경로당 회장님도 계셨습니다. 차근차근 회장님들께 소개 자료를 나누어 드리고 설명해드렸습니다. 잘 전달이 되었을지 궁금했습니다. 처음 뵙는 회장님들은 왜 자기네 동네에는 안 왔냐며 우리 동네에도 오라고 말씀하시기도 하시면서 결국 무엇을 해줄 수 있냐를 물으셨습니다. 경로당 계단 설치나, 비품구매같이 저희가 해드리기 어려운 일에 대해 말씀하시면서 해줄 수 있는지 물어보셨습니다. 저희가 어렵다는 대답을 드리자 휴먼시아 경로당 회장님이 덧붙여주셨습니다.

  

지금 뭘 해주겠다는게 아니라 우리가 경로당 운영하면서 어려운 점 있으면 같이 나누고, 주위에 혹시 도움을 받지 못하는 어려운 분이 있으면 알려달라고 오는 거예요

  

저희를 대신해 잘 설명해주신 것 같아 감사했습니다. 오늘도 이렇게 감사한 일이 생겼습니다. 회장님들과의 모임은 이렇게 끝이 났습니다. 동네에 어르신들이 많기도 하고, 주로 어르신들을 만나 뵙다보니 경로당 쪽으로 활동 방향이 몰릴까 우려된다고 한승일 복지사가 말했습니다. 우선은 원천휴먼시아와 아주아파트를 중심으로 경로당을 방문하고, 다른 연령층을 만나보기도 해야겠다는 의견을 함께 나누었습니다.

  

폭염주의보에 걸맞게 원천동도 너무 더웠습니다. 땀이 뻘뻘 났지만 등나무벤치에 앉으니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습니다. 자주 뵈어서 그런지 이제는 저희가 오는 것을 당연히 여기시는 것 같았습니다. 냉커피를 싸가지고 오셔서 같이 나누어 먹는 어르신도 있었습니다. 앉아서 어르신들과 함께 더위를 식히고 있었는데 부녀회장님이 오셨습니다. 함께 앉아있는 어르신들에게 원주에서 옥수수가 오는 게 20개에 만원! 살 사람 있어요?라고 부녀회장님이 말하니, 파란바지 어르신은 익숙하다는 듯이 아 지난번에 판 그 옥수수?라고 하셨고, 호탕한 어르신을 비롯해 옥수수에 대해 물으며 관심을 보이시길래 저도 관심을 표했습니다.

  

저도 옥수수 사도 될까요?

물론! 20개에 만원이야! 내일 2시에 와~’

  

뭔가 저도 원천동 이웃이 된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특별함 없이 마을에서 일어나는 일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느낌이 들었습니다.

  

내일은 아무래도 실습생들이 원천동에 오지 못할 것 같아서 그동안 만나 뵈었던 분들에게 오늘 미리 인사를 드렸습니다. 만나 뵌 분들마다 다시 보지 못하는 거냐며 아쉬워하셨고, 놀러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중에는 실습생들의 앞날을 축복해주는 말씀을 해주시는 분도 계셨습니다.

  

저희도 언젠가는 원천동을 떠나게 될 텐데, 그 때도 이렇게 떠나보냄을 아쉬워하고 서로의 앞날을 축복하며 헤어질 수 있을까, 괜히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좋은 사회복지사로 기억에 남기 위해 노력해야겠습니다.


원천휴먼시아 경로당에 인사드리러 갔을 때, 회장님께서 아까 오전에 만남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셨습니다, 아직은 어르신들(회장님들)이 이런 사회복지나 사회복지사나 디 익숙하지 않아서 어려워하신다하시면서 이전에 생활이 어려웠던 이웃을 도와줄 방법을 몰라 도와주지 못했었던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앞으로 저희에게 도와드리고 싶어도 도와드리지 못했던 분들을 위해 일해준다면 좋겠다고 당부하셨습니다.

아직은 원천동에서 무엇을 해야할 지 찾아가는 단계인 것 같습니다. 빨리 명확한 답을 찾고 싶기도 하지만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해서 자연스럽게 답을 도출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