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3/박현진

박현진 사회복지사의 2017년 7월 10일 이야기

광교종합사회복지관 2017. 7. 10. 21:26

  ‘쿵!

  시동을 건지 1분은 지났을까…. 지하주차장을 빠져나오는 과정에서의 사고가 순식간에 일어났습니다. 시동을 걸고 핸들을 틀며 출발하는 순간 지하주차장 기둥에 차 옆문이 ‘쿵!’ 하고 부딪혔습니다. 놀란 마음으로 내려 확인해보니 육안으로 티가 심각하게 나는 것은 아니었지만, 옆문이 푹-하고 찌그러져버렸습니다. 저는 오늘 아침같이 좋지 않은 일이 생길 때면 습관적으로 ‘도대체 무슨 좋은 일이 다가오려고 이러려나?’라는 생각을 먼저 하곤 합니다. 오늘 아침의 일을 잊을만한 좋은 일이 원천동에서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어제 밤에 이어 비가 무지막지하게 퍼붓는 바람에 원천동으로 가는 길이 험난했습니다. 오늘같이 눈앞이 안 보일 정도로 비가 오는 도로를 달린 적은 오늘이 처음이었습니다. 비가 많이 와 등나무벤치로 가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해 ‘커피다움’으로 들어가 비가 수그러들기를 기다렸습니다.


  비가 조금 그치고 나니 등나무벤치에 꾀꼬리 어르신과 처음 뵙는 여자 어르신 한 분이 앉아계셨습니다. 꾀꼬리 어르신은 인사 대신 ‘또 왔네~’라고 반겨 주셨습니다. 꾀꼬리 어르신 앞에는 하얀 진주 목걸이를 한 어르신이 계셨습니다. 꾀꼬리 어르신 덕분에 진주 어르신과도 자연스럽게 인사할 수 있었습니다. 진주 어르신은 손자와 함께 거주한다고 하셨습니다. 진주 어르신의 손자는 아주대학교에 입학하게 되면서 할머니댁에서 함께 살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진주 어르신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손자와 사이가 좋아 보였습니다. 진주 어르신이나 호탕한 어르신처럼 손주와 단 둘이 생활하는 어르신들이 많다고 꾀꼬리 어르신이 말씀해주셨습니다.


  꾀꼬리 어르신은 지난번에 이어 오늘도 ‘하루 3시간씩 집안일을 도와주는 요양보호사’에 대해 관해 궁금증이 많아 보이셨습니다. 주위 어르신들 중 요양보호사의 도움을 받는 분들의 이야기를 하시길래 혹시 생활상의 도움이 필요하신 것은 아니신지 이야기를 더 이어가고 싶었지만, 주무관님과의 약속으로 긴 이야기를 할 수 없었습니다. 다음에 만났을 때에도 관련한 이야기를 하시거나 욕구를 보이신다면 놓치지 않고 이야기를 이어 나가야겠습니다.


  어르신들과 이야기하던 중에 ‘123약국’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지난 번에도 123약국 주차문제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는데, 원천동 주민에게 123약국은 그만큼 익숙한 곳이었나 봅니다. 123약국에 특별한 대화를 한 건 아니었지만, 자주 들을 수 있어서 꾀꼬리 어르신께 123약국에 대해 여쭈어보았더니, 거의 대부분 123약국을 다닌다고 하시면서 ‘123약국의 아들도 동네 근처에 바다약국을 차렸다가 접었고, 그 엄마도 코끼리약국을 따로 내기도 했었지….’ 등 123약국에 대해 이야기 해주셨습니다. 123약국을 함께 보러가자는 한승일 복지사의 제안으로 가보았습니다. 주위에 약국이 무수히 많았지만 유독 123약국에만 사람이 많았습니다. 무슨 이유인지 정확히 알아보지는 못했지만 꾀꼬리 어르신께 물어보았을 때 ‘글쎄…. 그냥 다들 거기로 가~’라고 해주셨습니다. 미루어 보아 123약국은 동네에 오래된 약국으로 동네 사람들에게 익숙해진 약국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후에는 원천동 주민센터에 방문해 김정화 주무관님을 만나 뵈었습니다. 원천동보장협의체 참여 신청서를 작성하고 약간의 담소를 나누었습니다. 김정화 주무관님은 저희의 거처를 누구보다 걱정해주셨습니다. 오늘 김정화 주무관님과 번호를 교환하는 것을 시작으로 관계를 형성하였습니다. 앞으로 주민센터 팀 개편에 맞추어 서로 협력하자는 김정화 주무관님의 말이 참 감사하게 들렸습니다. 동복지허브화에 맞추어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던 저희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 주신 것 같아 감사했습니다.


  오늘도 순조롭게(아침엔 아니었지만) 하루를 잘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내일부터 평일 내내 비가 오지 않는다고 하니 등나무벤치와 더불어 주로 절은 아기엄마들이 모인다는 경로당 앞 정자로 찾아가 또 다른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는 한 주가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