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2/안재현

안재현 선임사회복지사의 2017년 7월 6일 이야기

광교종합사회복지관 2017. 7. 6. 21:46

아주특별한밥모임


: 이번 밥모임에는 새로운 분이 함께 하셨습니다. O우 어머님의 소개로 오신 정O순 어머님입니다. O순 어머님은 중국에서 20여년 살다가 이곳으로 오셨다고 합니다. 이 동네 초창기부터 거주하였고, 산악회 등 동네활동에 활발하게 참여하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사람들도 점차 바빠지고 이런저런 일 때문에 동네에 있던 모임이 유지되지 못하고 와해되었다고 합니다. 이 곳 글샘도서관도 재작년까지만 해도 동네에 사는 어머님들이 순번과 순서를 정해서 도서관을 지켜주었지만, 어르신들이 일자리사업으로 도서관지기로 참여하면서 점차 도서관에 오는 빈도가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요즘 어머님의 고민은 취학을 앞둔 7살 딸아이의 한글공부입니다. 보통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한글을 다 익히는데, 받침 자가 있는 글은 아직 미숙하다고 합니다. 집에서 직접 가르쳐보면, 엄마한테 투정부리기도 하고, 학습지를 시키면 학습지 선생님은 일주일에 한 번씩 와서 15분만 있다가 다시 가시고, 학원은 보내기에는 살짝 부담스럽다고 합니다. 이 동네에는 이런 고민을 가지고 있는 다문화가정의 어머님들이 몇 분 계시다고 합니다.


: O순 어머님은 급하게 나오는 바람에 현관문도 잠그지 못하고 왔다합니다. 다른 어머님들도 현관문에 관한 이야기를 한두 개 씩 합니다. 이 때, O순 어머님이 동네에 계신 어떤 할아버님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할아버님께서 가끔 댁을 착각해서 현관문이 열려있는 어머님 댁으로 종종 오신다고 합니다. 이 때마다 어머님께서 할아버님을 댁까지 모셔다 드린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같은 동에 혼자 사시는 할머님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십니다. 고령의 할머님께서 혼자 사시는데 외롭고 힘들어 보인다 이야기를 합니다. 어머님에게 조심스럽게 할머니께 인사드리고 싶다고, 할머님께 여쭤보고 소개해줄 수 있냐고 이야기 했습니다. 어머님께서는 그리 하겠다고 합니다.


: 다른 어머님께서 이야기 합니다. 나라에서 혜택 받지 못하는 사람 중에 어렵게 사는 사람이 많다고, 부양하지 않는 자녀 때문에 지원을 못 받는 어르신들이 진짜 힘들다고 이야기 합니다. 사회복지사들이 돕고 싶어도 몰라서 못 돕는다고, 사회복지사가 이야기하지 않아도, 이웃에 관심이 있는 어머님들이 모여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눕니다.



인사하기 캠페인_사전조사


: 처음으로 이샤아, 권예솔 사회복지사, 그리고 두 명의 실습생들과 다함께 동네를 나섰습니다. 인사하기 캠페인 이전에 동네에 인정이 있는지, 살펴보려 판넬을 이용한 스티커 붙이기를 하려고 합니다.(김해시사회복지관의 인사캠페인을 보고 유사하게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한 명의 주민을 제외하고는 스티커 붙이기 활동에 모두 참여해주었습니다. 사례관리팀 실습생들과의 만남이 예정되어 있어서 많은 주민을 만나 뵙지 못했지만, 정자에 앉아계셨던 어느 할머님의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할머님 본인은 다른 사람이 인사를 받던 받지 않던 무조건 인사를 건넨다고 합니다. 계속 인사를 건네면 주변 이웃들이 본인에게 인사를 다시 건네고, 관계가 불편해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우리 동네에는 자연스럽게 공생성을 위한 실천을 하고 계신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다시금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회사업은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지역사회에 두루두루 스미게 해야 합니다. 어렵고 부담스러운 일이 아닙니다. 동네사람들이 스스로 합니다. 우리는 그냥 그것을 거들어드리는 것입니다.



나의 한계와 동료의 조언


: 실습생들과 지역사회보고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동네를 돌아다니면서 얻은 정보와 주민들의 의견을 정리해서 실습생 본인의 생각을 이야기 합니다. 이런저런 좋은 생각이 많이 나왔습니다. 헌데, 계획하고 실천하려고 하면 관리사무소와 함께 이야기해야 합니다.

: 관리사무소 과장님은 깐깐합니다(이런 표현 죄송합니다). 함께 활동했던 지역주민도 과장님을 불편해합니다. 그래서 저 스스로도 과장님을 불편해합니다.


: 이 부분에 대해 이사야 사회복지사에게 이야기 했습니다.(권예솔 사회복지사는 당직근무로 인해 기관으로 일찍 복귀했습니다.) 이런저런 궁리를 했지만 이사야 사회복지사는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이야기가 잘 될지 안 될지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맞는 말입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입니다.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과 편견으로 인해 제대로 이야기를 해보지도 않고 그냥 불편해했습니다. 팀장이 아닌 사회복지사, 담당자로서 동료들과 고민을 나누고 의논하니 좋았습니다. 동등한 동료로 대하니 있어 보이지 않아도 됩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부족함이나 어려움을 맘껏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슈퍼바이저로서의 성장보다(대단하지는 않습니다만), 사회복지사로서 성장하는 느낌이 더 즐겁습니다. 다른 지역에서 일하는 한승일, 박현진 사회복지사의 일지를 읽으면서도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같이 일하는 이사야, 권예솔 사회복지사를 보면서도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모두들 고맙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