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3/한승일

한승일 사회복지사의 2017년 8월 29일 이야기

광교종합사회복지관 2017. 9. 4. 14:30

 원천동 통합사례회의

  

동복지허브화로 원천동이 권역형으로 바뀌고 나서 공식적인 첫 ·관 통합사례회의 가 진행되었습니다.

  

0우 맞춤형복지팀장이 먼저 인사를 해주셨습니다.

왜 요즘 여기(거점)로 오지 않으세요. 저번주에도 기다렸는데 하하

아 저번에 왔을 때 상담실이다 보니, 상담 시 뭔가 불편을 끼쳐 드리는게 아닐까 해서..

괜찮아요~ 그때만 조금 양해해줘서 수고 좀 해주시면 될 것 같아요. 그리고 얼마 후 상담실 변경할 겁니다. 선생님들이 잠시 행정 일 할 수 있도록 두 칸으로 분리해드릴까요?

아이고 괜찮습니다. 지금도 너무 좋고 감사할 따름 입니다 ^^”

그나저나 박현진 사회복지사님은 휴가 다녀오셨어요? 한승일 사회복지사님은 휴가 잘 다녀오셨고요?

  

회의 시작 전 간단한 안부를 물어봐 주시고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이번 회의에는 광교1동 주민센터, 원천동 주민센터,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수원시휴먼서비스센터 담당자가 참석하였습니다.

  

최근 변화가 되고 있다는 소문(?)으로 우리 복지관에 대해서 물어보셨습니다.


광교1동은 누가 담당을 하고 있나요? 담당자가 있긴 있는 거죠?”, “원천동에서는 어떤 것을 하고 있고 복지관 사례관리와 선생님들이 하고 있는 사례관리는 같은 건가요? 등 사례관리 분야에 대해 물어보신 것들이 많았습니다.

  

회의시간이 되자 엄중한 분위기를 바탕으로 사례회의가 시작되었습니다.

  

한 가정 사례에 대해 함께 논의하고 민관이 서로 함께 협력해서 위기에 처한 당사자를 돕는 회의였습니다. 하지만 워낙 갑작스럽게 일어나고 서비스가 연계되어도 쉽게 위기에서 벗어나기 힘든 사례였습니다.

  

사례회의가 끝나고, 서로 간 명함을 주고 받으면서 관계를 쌓고, 0화 주무관님을 따로 만나 궁금한 것을 여쭤보았습니다.

  

저번주 도시락을 배달하면서 김순수(가명) 어르신과 잠깐 얘기한 결과 그 상황 이후 특별히 주민센터로 부터 연락이 오지 않아 결과를 모르고 있다 고 하셔서 현재까지 수급자 선정은 되었는지, 어떠한 상황이고,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등 여쭤보았습니다.

  

김순수 어르신이 이야기하신 것과 달리, 0화 주무관님은 김순수 어르신과 갈등이 있던 딸과 만나 이야기하고 사례를 종결했다고 합니다.

  

사회사업실천기록에 작성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자세히 기록하지 못하는 사항 양해바랍니다.

  

결론적으로는 공적자원 없이 가족의 도움으로 잘 되었다고 합니다.

  

이 사안에 대해 이야기를 들으면서 복지관에서 하는 사례관리와 주민센터에서 하는 사례관리가 공통된 부분도 있지만, 시스템적으로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회의 중 “000 기관은 이 사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것을 해줄 수 있나요?(서비스)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자원이 많은 기관, 협력(?)을 잘 해줄 수 있는 기관이...@#$% () ... 뭐라고 표현해야할까요?

  

물론 예전보다는 서비스 연계 중심적이 아닌 정서적 지원 등 많은 부분 보완된 회의가 진행되고 있어 좋았습니다. 사례관리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동장님, 팀장님 등 앞으로도 민관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하시는 공공기관 측의 의견을 듣고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주민 만나기

회의가 끝나고 자연스럽게 등나무 벤치를 방문했습니다. 물초롱 어머니, 김진주, 김허덕, 김파마, 김쿨여 어르신이 계셨습니다. 오늘은 물초롱 어머니께서 기분이 좋으신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어디 다녀왔냐고 물어보셔서 주민센터에 회의가 있어 다녀왔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면서 물초롱 어머니는 오늘 커피다움에 가서 커피를 먹었다고 합니다.

  

다방커피가 더 익숙하거나 맛있지 않나요? 여쭤보니,

에이~ 선생님 우리 무시해~? 우리도 에스프레소 먹어!

  

김쿨여 어르신도 장난이 담긴 투정을 부리셨습니다.

젊은이들만 커피 먹나! 나도 오늘 카페 가서 찐~한 커피 먹었다!. 쓰긴 쓰지만.. 항아리에 담아주던데? 하하

  

오늘 주민들과 평소보다 짧게 만나서 이야기를 나눴지만, 사회복지와 사회사업으로써 모든 부분에 대해 작성하기에 고민이 많았습니다.

  

좀 더 가치 있는 대화를 하지 못했다고 해야 할까요...?

  

 

 오늘을 되돌아보며

통합사례회의에서 진행되는 사례회의가 우리가 들었던, 학습했던, 그렇게 바라던 회의라고는 말하기 힘들지만, 많은 부분 진전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었습니다. 회의 중 홀로 고민했습니다.

  

오늘 사례는 조금 특별하고, 쉽게 해결(?)하기 어려운 사례였습니다.


이러이러한 복지관 자원이 있는데 당사자에 지원을 연결해 주는 게 정말 당사자에게 필요하고 적합한 것인가?

이 지원을 통해 임시적으로는 나아질 수 있으나, 그 후에 다시 위기에 처해져 또 다른 일이 반복될 수 있지 않을까?

결연후원, 방과후 지원도 필요하지만 이러한 서비스 지원보다는 당사자가 직접 삶을 개척해 가는 게 근본적으로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답이 아닐까?

  

신중했습니다. 저희는 00 00자원이 있습니다. 당사자를 위해 지원하겠습니다!를 발언이나 제안 했으면 좋았을까? 제 개인적으로 그것은 옳지만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극히 제 생각)

  

회의 중 중간 중간 각 참여 담당자들로부터 당사자를 위한 피드백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예전에 통합사례회의나 타 기관과의 회의할 때 소극적인 태도로 회의를 듣는 역할이 많았으나, 오늘은 당사자에 대한 궁금함, 현재 정확한 상황을 판단하는 질문을 많이 하였습니다. 회의 당시에는 못 느꼈지만, 회의가 끝나고 , 나도 성장을 했긴 했구나. 예전에는 사례관리에 대해 역량이 더 많은 사례관리자 앞에서 기가 죽어 자신감이 부족해 발언을 하지 못했는데... 이렇게 당사자를 위해 조언(?), 자문(?)도 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 했구나...’ (지극히 제 생각)

  

 

 고민하고 있는 것이 성장하고 있다는 것

원천동 사업을 하고 나서부터 고민을 많이 하게 됩니다. 집에 가서도 문득 고민하게 됩니다. 고민을 많이 하게 되니 실천을 하라고 합니다. 그렇지만 실천은 쉽지가 않았습니다. 자괴감까지는 아니지만 누군가는 어려움 앞에 부딪히거나, 정체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 말이 맞기도 했습니다. 하나의 벽을 뛰어넘으면 또 한 번 성장한다고 합니다.

  

어제 고민만 하는 제 모습을 생각했습니다. 고민만 하는 것은 꼭 좋은 것만은 아니지만 고민하는 것 자체가 나쁘거나 잘못된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고민을 하는 것 자체가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예전 학교생활이나, 아르바이트, 과거 여러 일을 할 때, 시키는 것, 이것만 하면 되는 것 등 할 때 고민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냥 매뉴얼대로 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어떠한 일에 대해 진정으로 잘하고 싶고, 해보고 싶고 하기에 고민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언젠가 실천 그것은 제가 하나씩 풀어가고 해야 할 일이라고 인지하게 될 것이며 하게 될 것입니다.

  

가끔은 무섭습니다. 혼이 날까 걱정됩니다. 남들의 시선이 부담스럽니다. 개인일기도 아닌 실천기록... 그것도 온라인에 기재되는 글에 내 주관적 사회복지 실천 기록과 의견을 써도 되는 것인가. 솔직하게, 내 자신은 이렇게 생각하는데 비난 받을까 두려워 남들이 듣기 좋은 글만 적는 게 과연 맞는 것인가.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 쓰는 게 가끔 부담되지만, 쓰면 쓸수록 참으로 재미있는 게 글쓰기인 것 같습니다. 처음부터 영화를 잘 제작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한 작품 한 작품 출품하고 성찰하며 경력이 쌓이면 모두에게 사랑받는, 공감 가는 영화를 만들게 되는 것처럼, 글쓰기 또한 지속적인 성찰과 보완이 필요한 일인 것 같습니다.

  

 

 사람에 대해 쉽게 판단했다.

복지관에 자주 오시는 어르신이 계십니다. 잘 사용하지 않는 컴퓨터실에서 꾸준히 컴퓨터를 하러 오십니다. 토요일에도 오셔서 컴퓨터를 이용하거나, 손녀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가십니다.

  

어르신이 컴퓨터로 무엇을 하는지 궁금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컴퓨터를 자주 사용하시는 어르신 이라고 까지만 생각했습니다. (집에 컴퓨터가 없으신가...?)

  

어르신이 무엇에 집중하고, 무엇을 좋아하는지 주의 깊게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안했다고 해야 할까요?

  

하지만 오늘 복지관 사무실에 들러 A4 한 팩을 가져오시며, 출력을 요청하셨습니다.

  

사연을 들어보니, 어제 복지관에 찾아와 출력을 할 수 있는지 문의하였고, 퇴근시간 이후 오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안내하였다고 합니다.

  

이행민 과장님이 어르신의 출력물을 출력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는데, 출력된 내용을 보니, 어르신이 쓰신 소설 이라고 합니다.(정확한 사실인지는 아직 모릅니다.)

  

순간, 소름이 돋았습니다.

  

매일 매일 어르신은 컴퓨터실에서 소설을 쓰시고 계셨다는 생각에 누가 뒤통수를 한 대 친 것 같았습니다. 충격적이라 표현하기 보다는 경의로웠습니다.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멋있고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그 관경을 바라보고 듣고 나니, 매일 컴퓨터를 사용하고 이용하시는 어르신에 대해서 생각하는 게 180도 바뀌었습니다.

  

소름이 돋은 이유는 순간 제 자신이 무서웠기 때문입니다. 내가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 생각, 무의식적으로 낙인(부정적인 의미는 아닙니다.)하여 편견이 되었다는 것(?)에 대해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