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관리자/한종민

한종민 사회복지사의 2017년 8월 11일 이야기

광교종합사회복지관 2017. 8. 16. 16:41

복지관이 위치한 이 곳은 광교 신도시입니다. 잘사는 사람이 많다는 생각을 누구나 합니다.

하지만 복지사각지대라던지, 갑자기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 도 있다고는 생각합니다.

적어도 복지관 인근지역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동네에서 함께한지도 2년이 넘었으니까요.


최근 '도시락이 필요하다'는 복지관이 있는 동네의 주민분이 연락주셨습니다.

'이동네에서?'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가정을 방문했습니다.


 부부 모두 몸이 아프셨습니다. 최근들어 더욱 악화되었고 식사를 직접 해드시기가 어렵다고 하셨습니다.

 몸이 아프니 외부활동이 어렵고, 동네사람들과는 관계가 부족다고 하셨습니다. 통장님과 같은 성당을 다녀 조금 알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거동이 어렵고, 통증을 느끼고 계셨습니다. 오랫동안 치료받아왔지만 좀처럼 호전되긴 커녕, 악화되어 속상하다 하셨습니다.

어머님이 아프시니 작년부턴 아버님이 집안일을 도맡아 하셨습니다. 생전 안해본 요리를 하셨답니다. 라면도 못끓이는 분이라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아버님 또한 허리디스크가 심해 밤마다 앓는 소리를 내시고, 하루종일 누워만 계시니

식사챙기시기가 더욱 어려우셨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복지관에 연락을 주셨다고 합니다.


저는 이 동네 주민분들과 관계가 있습니다. 마을에서 인사하고 관계하며 함께 일해온게 2년이 넘는 시간이었으니까요.

"동네에서 이분의 관계를 살리고, 그 관계가 이분을 도울 수 있도록 해보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알고지내는 분들 몇분께 연락했습니다. 특히 최근에 뵌 분들에게요.

혹시나 도움을 받아야하는 불쌍한 사람이라는 인식이 생길까? 부담스러워 하진 않을까?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안부를 여쭈며, 최근에 함께한 일을 이야기하며 천천히 말을 꺼냈습니다. 


"우리동네에 최근 몸이 아프셔서 식사가 어려운 분이 계신데, 집에서 반찬만드실 때 조금 더 해서 나눈다면 어떨까요? 한달에 한번이라도 좋아요."


친하게 지내는 주민들이 있는 동네, 함께 일했고 긍정적인 관계가 있는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해서 "잘 풀릴 것"이라고 생각했었을까요?

 "제가 아는분이 주민센터에 있는데.."

 "그럼 재료도 좋은거 써야하고 신경쓸게 많아.."

 "맛없으면 어떡해, 우리집은 짜게먹는 편인데.."

 "그런건 개인적으로 하면 안돼 단체가 해야지.."

 

연락드린분들은 공통적으로 '어렵다'는 말씀만 해주셨습니다. 묘한 기분이었습니다.

'내가 말을 잘못했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망스러운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머리속에선 참 쉽지 않구나, 어렵구나 란 생각만 떠올랐습니다.


 더 많은 분들을 만나고 더 많이 얘기해봐야겠습니다.